5월 14일 부활 제6주일
“보호자”로 그리스 말 ‘파라클레토스’는 요한계 문헌의 고유한 낱말로,
‘곁에 있도록(보호나 변호를 위하여) 부름받은 이’라는 뜻입니다. ‘파라클레
토스‘는 요한의 서간에서는 우리 죄를 변호해 주시는 ’예수 그리스도‘를 (1요
한 2 참조), 요한 복음서에서는 진리의 영이신 ‘성령’을 일컫습니다(14.16.26;
15.26; 16.7 참조). 곧 예수님과 성령께서는 한 분이신 우리의 보호자 ‘파라클
레토스’이십니다.
이제 아버지께 가시는 예수님께서 머지않아 제자들에게 보내시겠다고
하신 “다른 보호자”는 성령이셨습니다. 예수님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제자들
에게 다시 돌아오시어 영원히 함께 사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. 우리가 예
수님을 보거나 만질 수는 없지만 그분을 잃은 “고아”가 아닌 것은, 예수님께
서 성령을 통하여 지금도 우리와 함께, 우리 안에 계시기 때문입니다. 베드
로 사도는 신자들에게 그리스도를 마음속에 모시고, 늘 희망을 품고 선하게
살라고 권고합니다(제1독서 참조).
오늘 복음의 시작과 끝에서 ‘주님의 사랑’과 ‘계명 준수’의 상호적 인과 관
계를 잘 드러납니다.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면 계명을 지키게 되고, 계
명을 지키면 당신을 더 사랑하게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. 제1독서는 신앙과
동떨어져 이방인처럼 살던 사마리아인들이 주님의 복음과 계명을 받아들였
을 때 넘치는 기쁨을 누렸고, 사도들로 말미암아 성령을 충만히 받게 되었다
고 증언합니다.
성령 안에서 사는 기쁨을 잊어버리면, 세상이 주는 안정과 평안에만 더
집착하게 됩니다.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려고 행동하는 이라야 부활하신
주님을 성령 안에서 매 순간 만날 것입니다. ⊕
-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-